[취재수첩] 김용 세계은행 총재의 충고

입력 2015-06-23 20:32  

이심기 뉴욕 특파원 sglee@hankyung.com


[ 뉴욕=이심기 기자 ]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한국인 국제기구 수장에 오른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기조연설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한국과 미국의 우호 증진을 위한 자리인 만큼 한국이 이룬 눈부신 경제성장에 대한 덕담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김 총재는 6·25전쟁 때 월남한 아버지 얘기를 꺼내면서 “당시 한국이 직면했던 절망적 상황은 누가 보더라도 경제적 성공이 불가능한 국가였다”고 회고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아프리카 최빈국 소말리아보다 낮았고, 천연자원의 대부분은 북한에 있었으며, 변변한 산업시설조차 없었지만 지금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당당히 가입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 총재로서 아프리카 등지의 신흥국을 방문할 때마다 “경제적 번영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말라”며 한국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날 30여분간 이어진 그의 연설 중 마지막 3분가량을 남겨놓고 김 총재는 “한국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며 한국 사회에 꼐?있는 세 가지 특권을 입에서 꺼냈다. 나이에 따른 연공서열, 여성 차별, 타민족 배척이었다.

그는 “20대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교만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억지로라도 힘든 표정을 지어야 했다”며 “디지털 세대인 한국 젊은이들의 창의력이 나이라는 위계질서에 막혀 있다”고 꼬집었다. 여성 차별에 대해서는 한국 여성의 세계적인 교육 수준을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 및 남녀 소득 격차와 대비시키며 “남성이라는 사실이 특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마지막으로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이 경제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민에 대해 개방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라며 “타민족에 대한 배척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한국을 본받으라’고 할 수 있도록 한국이 앞으로도 경제발전의 모범 답안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연설을 끝냈다.

이심기 뉴욕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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